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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책] 위저드 베이커리 줄거리, 저자소개, 느낀점

by surl-rang 2024.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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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는 구병모의 청소년 소설로 2009년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냉혹한 현실에 동화 한 스푼을 얹은듯 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장소설치고는 꽤나 어두운 편에 속한다. 제목만 보고 신비롭거나 아름다운 동화일 줄 알았는데 꽤나 충격적이었다. 마냥 동화같지만은 않은 현실을 미리 아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도 인생은 굴러간다. 그저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소개

작가 구병모는 1976년 서울 출생이다. 본명은 정유경이고 구병모는 필명이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편집자로 활동하였다. 그 후 2009년 <위저드 베이커리>로 데뷔를 하였고, 이때부터는 집필에 전념했다.구병모의 작품은 모티브를 이용해 현실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우화가 많다. 단편 소설집 <파란아이>에 수록된 <화갑소녀전>은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원작으로 한 단편 소설로, 주인공이 성냥불에서 따뜻한 환영을 보는 것이 아닌 공포와 비극으로 가득한 장면을 본다. <위저드 베이커리> 또한 학교에서 정해진 청소년 시절의 이야기에서 벗어난다.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끔 촉구하며,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진실이나 교훈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오늘의작가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5년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로 오늘의작가상과 황순원신진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 소설 <네 이웃의 식탁>, <파과>, <아가미>, <한 스푼의 시간>, <고의는 아니지만>, <방주로 오세요>, <피그말리온 아이들>, <빨간구두당>, <어느 피씨주의자의 종생기>, <단 하나의 문장>, <버드 스트라이크>등이 있다. 이 중 <파과>는 동명의 영화와 뮤지컬로도 제작되었다. 꿈도 희망도 없어보이는 현실을 그리는 게 구병모만의 매력일 수 있겠다.

 

 

 

줄거리

열여섯 살 소년은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어머니 ‘배 선생’과 의붓여동생 ‘무희’와 함께 살게 되었다. 소년에게 새엄마는 그저 배 선생에 지나지 않았고, 그의 아버지는 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관심이 없었다. 소년은 집 근처에 있는 빵집에서 끼니를 때우며 최대한 배 선생과 마주치는 일을 줄였다. 그러던 어느 날 무희가 누군가로부터 몹쓸짓을 당했고, 어떠한 사건으로 소년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집에서 도망쳐나오게 되었다. 도망쳐나온 소년은 끼니를 해결하던 빵집 '위저드 베이커리'를 발견하고, 점장에게 자신을 숨겨달라고 말한다. 점장은 오븐 문을 열어주고 들어가라고 한다. 소년은 빵집에 숨어 사는 대신에 빵집 홈페이지를 관리하게 된다. 그곳은 평범한 빵집이 아닌 마법사가 운영하는 빵집이었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일하면서 소년은 놀라운 일들을 보게 된다. 질투나는 친구에게 악마의 시나몬 쿠키를 먹여 그 친구가 자살까지 하게 만든 아이의 죄책감, 스토커로 변한 남자친구의 두 눈을 멀게 하고 싶은 여자까지. 대체 이곳은 뭘 하는 곳이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그러던 어느 날 빵가게가 휘청이게 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그들은 이별을 해야할 때가 왔음을 직감한다. 그 때 소년은 배 선생이 위저드 베이커리에 소년의 모습을 본떠 만든 부두인형을 주문했단 사실까지 알게 된다. 위저드 베이커리의 점장은 소년을 숨겨주었지만 마냥 따뜻한 사람은 아니었다. 현실적인 사람이라고나 할까. 그는 소년에게 소년을 빼닮은 부두인형 쿠키와 타임 리와인더를 쥐어준다. 과연 소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느낀점

참혹하다. 아름답고 따뜻한 동화같은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냉혹한 현실에 동화 한 스푼 넣은 이야기다. 동화 같기는 할까? 청소년기에 읽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냉혹한 현실을 느끼는 청소년들이 참 많을텐데 꿈도 희망도 없는 이야기라. 하지만 오히려 현실적인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어떤 쪽으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게 다른 것이다. 마법은 없다. 그저 냉혹한 현실과 선택의 문제일뿐.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인생은 어떻게든 굴러간다. 그러니 살아라. 동화 같지만 선택의 순간은 늘 현실이다.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보여주는 마법은 그리 아름답고 쉬운 마법이 아니었다. 소년이 겪는 냉혹한 현실을 마법처럼 구원해 주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이 인생 아니겠는가? 인생을 좀 더 빨리 배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책 속에 대사도 대사지만 작가의 말이 인상 깊어 내 스타일이 아니었을지라도 끝까지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 책 중 하나가 되었다. '그저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틀릴 확률이 어쩌면 더 많은, 때로는 어이없는 주사위 놀음에 지배받기도 하는. 그래도 그 결과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후략)' 마법같은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내가 이 책을 어린 마음에 봤더라면 실망하거나 슬퍼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더 빨리 현실을 마주했을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는 마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를 바랐는데, 지금은 그 마법도 내가 일으킬 수 있는 것이고 어쩌면 마법도 거창한 것이 아닌 현실에 기반한 무언가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에 있는 것 지금의 선택을 하는 것 그런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