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조를 기다리며는 <칵테일, 러브, 좀비>, <트로피컬 나이트>등 섬뜩하고 기괴한 호러 스릴러의 대가 조예은의 단편소설이다.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책은 주인공 정해가 소꿉친구인 우영이 만조의 바다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는 소식을 받으며 시작된다. 미신과 기도 등 터무니없어 보이는 것들에게라도 의지하고 싶어 본 적이 있는가? 간절한 소망과 감춰진 비밀. 모든 것의 시작이 된 영산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줄거리
정해는 열두 살이던 때에 할머니를 따라 잠시 머물던 미아도에서 산지기의 딸인 우영을 만났다. 미아도에는 정해의 또래 친구가 없었기에 둘은 자연스레 친구가 되었다. 어떤 사건으로 죽을뻔 한 정해를 우영이 살려주기도 했고 그렇게 둘은 더 특별한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정해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 왔고 그렇게 둘은 각자 다른 곳에서 삶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정해는 소꿉친구인 우영이 바다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우영은 자신이 죽게 된다면 산에 묻히고 싶다고 했기에 정해는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그 일로 정해는 20년 만에 우영의 고향인 미아도에 찾아간다. 미아도 한가운데 솟은 영산에는 죽은자의 소지품이나 뼈를 묻으면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오래된 전설이 있었다. 이 전설을 기반으로 사이비 종교인 ‘영산교’는 방송까지 타며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었다. 영산의 산주인 최씨 집안의 막내딸 최양희가 사람들에게 기도와 정성을 빙자한 공양을 받아 영산교를 키워왔다. 정해는 종교 활동에 헌신적이었던 우영의 자취를 쫓아 영산교로 뛰어들게 된다. 정해는 그곳에서 우영이 남겨놓은 단서들을 발견하게 된다. 정해는 우영의 죽음과 영산교가 관련이 있다 생각하고 그 비밀을 파해치려든다. 사이비 종교의 말도 안 되는 포교 방식이라 여기면서도, 미신이라며 비웃던 믿음에 의지해서라도 어떻게 해서든 꼭 다시 만나.
저자소개
조예은은 대한민국 출생의 소설가이다.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시프트>로 대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칵테일,러브,좀비> <트로피컬 나이트>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등이 있다. 작품의 주된 배경은 종말을 향해가는 디스터피아 세계관이 있고, 스릴러나 호러물 등의 장르를 주로 쓴다. SF라는 장르 안에서 로맨스. 스릴러, 호러 등을 다루며장르의 변주를 즐기는 작가이다. 데뷔는 2016년 단편소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가 출판사 황금가지에서 주최한 제2회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으면서 이루어졌으며 첫 장편 『시프트』로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첫 단행본은 안전가옥을 통해 발매된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으로, 첫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단편소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가 2023년에 KBS 단막극으로 드라마화되었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이 나왔을 당시 '한니발'이라는 작품의 영향을 받았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드라마라고 답하였고 잔인한 것을 잘 못 보지만 '한니발'은 개인적으로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느낀점
일명 '조예은 월드'라 불리는 조예은의 작품들과는 다른 단조로움이 있었다. 기괴함과 섬뜩함이 조예은 작품의 큰 매력이지만 그것 없이도 조예은의 매력을 느끼며 읽을 수 있었다. 잔인한 장면을 그리지 않아도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게 된 그 정황들이 모두 잔인함 아니겠는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사람의 목숨쯤이야 가볍게 여기는 악의를 보여주는 그 잔인함이 참 좋다. 처음 책을 받아 들고 작고 가벼워 조금 놀랐더랬다. 간단한 리뷰를 보고 책을 읽는 편인데 묵직한 리뷰들에 비해 조예은의 책은 항상 단출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얇은 책장에 계속 회자되는 강렬한 무언가를 다 담아낸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말도 안 되는 것들을 강요하며 말도 안 되는 짓들을 하며 몸집을 불려가는 사이비 종교에 대한 소재가 좋았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혹여나 '미신이라며 비웃던 믿음에 의지해서라도' 이 구절을 사이비 종교의 말이 맞다고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누군가의 간절함일뿐. 읽는내내 잔잔한 파도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배경도 배경이지만 어딘가 잔잔함이 느껴지는 책이어서였을까. 긴박한 상황도 그려내지만 내가 계속 그 미아도 섬 한가운데 서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 짧은 책에 이렇게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정말 좋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바다 한 가운데에 있는 그 기분으로 읽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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