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안부. 안부[명사] 어떤 사람이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그렇지 아니한지에 대한 소식. 또는 인사로 그것을 전하거나 묻는 일. 나는 이 책이 존재의 안부 또는 눈부신 존재라고 읽혔다. 눈부신 안부는 첫사랑, 그리움, 추억, 관계에 대해 다룬다. 삭막한 이 세상에서 조그마한 힐링, 잊고 있던 사랑, 언젠가 다시 마주칠 거라는 희망을 건 존재. 그 모든 것들을 떠올리게 되는 책이다.
눈부신 안부 줄거리
대학시절에 만나 엇갈림으로 연락이 끊겼던 해미와 우재의 우연한 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랜만에 만난 우재가 해미의 이모들을 언급하면서 해미는 독일에 살았던 시절을 떠올린다. 그렇게 시간을 거슬러 해미의 과거, 그리고 현재를 보게 된다. 과거 가스 폭발 사고로 언니를 잃은 해미와 가족들은 해미의 이모가 있는 독일로 가게 된다. 해미는 일명 '파독 간호사'로 불리는 해미의 이모와 또 다른 간호사 이모들을 만나게 되며, 그곳에서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그중 선자 이모의 아들인 한수가 암에 걸린 엄마의 첫사랑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경제위기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해미는 독일 친구들과 점점 멀어지고, 몇 년이 흐른 뒤 우재와의 만남을 통해 다시 한 번 선자 이모의 첫사랑을 찾아보기로 결심한다. 선자 이모의 일기장에서 발견한 첫사랑의 유일한 단서 KH. 선자 이모는 죽기 전에 첫사랑을 만나 보고 싶다고 했지만 이름은 절대 알려주지 않았고, 소설을 쓴다는 해미의 핑계로 힌트만 얻어냈다. 하지만 이니셜 두글자로는 한국에 있는 이모의 첫사랑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과연 해미는 선자 이모의 첫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가 사랑한 존재에게 안부를 물을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그 자체만으로도 태초의 별만큼이나 아름다운 존재들일지도 모른다. 다정한 마음이 몇 번이고 우리를 구원할 테니까.
저자소개
백수린은 대한민국의 소설가이다. 1982년, 인천광역시에서 창작과비평 주간이었던 연세대학교 백영서 교수의 딸이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불어불문학과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 리옹2대학교 불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 2010년 계간 자음과모음에서 단편소설 <유령이 출몰할 때>를 발표한 후,저자 백수린은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거짓말 연습>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여름의 빌라> , <폴링 인 폴> 등이 있다. 2011년 경향신문 신문문예 단편소설 '거짓말 연습' 당선, 2018년 제2회 이해조소설문학상, 2019년 제10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20년 제65회 현대문학상 소설부문, 2020년 제53회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눈부신 안부>는 그의 첫 장편소설이다. 백수린은 등단 직후, 평론가 김윤식의 호평을 한몸에 받았을 정도로 젊은 작가들 중 기대주로 손꼽혔으며, 그에 따른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백수린 소설의 특징이라면 안정감 있는 호흡과 주제의식. 단단한 서사를 주로 사용해 이야기에 탄력을 붙여 의미심장한 주제를 아주 설득력있게 표현해낸다는 평을 듣는다. 이는 등단작인 <거짓말 연습>에서 크게 두드러진다.
느낀점
해미와 우재의 러브스토리인가 싶다가 선자 이모의 첫사랑 찾기가 중점인가 싶다가 끝까지 읽어내 보니 어느 한 곳에 중점을 두기보다 그저 존재와 만남, 사랑, 다정함들을 느끼게 되었다. 시제가 해미가 독일에 살던 과거로 갔다가 현재 한국으로 왔다가 움직여서 조금 바삐 읽은 감이 있었다. “언니 사람의 마음엔 대체 무슨 힘이 있어서 결국엔 자꾸자꾸 나아지는 쪽으로 뻗어가?” ‘아무것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될 수 있어.’ 나는 이 문장들이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인 줄 알았는데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고, 모든 존재에게 헌사를 보내는 것만 같았다. 만남과 이별 존재와 부재. 이별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과 준비하지 못한 사람.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 우리 존재는 다 특별하다는 것. 나는 이 모든 것들이 느껴졌다. 솔직히 말하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서 내 취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중도 하차 하려고 했다. 선자 이모의 첫사랑도 내 추측이 맞았는데 추측일 뿐이라 끝까지 읽어냈고 역시는 역시였다. 하지만 그 덕분에 마지막까지 읽게 되었고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재에 대해 위로를 받는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언젠가 연락이 끊겼던 사람에게 안부를 물은 적이 있었다. 답장은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그 친구도 나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나를 더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 인연은 다시 이어졌었고, 서로에게서 우정을, 사랑을, 다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지다가도 끊기는 사람 인연이라는 게 여전히 아쉬울 때가 많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도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멀어지더라도 아주 가끔식이라도 안부를 물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상하게 난 처음부터 네가 어렵진 않더라. 어쩌다 한 번씩 네가 속 이야기를 나한테 해주면 그게 그렇게 좋고." 그게 그렇게 좋고. 우재의 말이 잎을 모두 잃은 겨울나무 같은 내 마음을 미풍처럼 흔들고 지나갔다.
개개의 인간들의 몸을 구성하는 아주, 아주 작은 요소인 원자는 멀고도 먼 옛날 폭발한 어느 별에서 왔다는 말. 기억나니?
내 삶을 돌아보며 더 이상 후회하지 않아. 나는 내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랐으니까. 그 외롭고 고통스러운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자긍심이 있는 한 내가 겪은 무수한 실패와 좌절마저도 온전한 나의 것이니까. 그렇게 사는 한 우리는 누구나 거룩하고 눈부신 별이라는 걸 나는 이제 알고 있으니까.
나만 너를 보러 오는 게 아니라 너도 내 안부를 궁금해하며 제주로 만나러 와줬으면 좋겠고.
다정한 마음이 몇 번이고 우리를 구원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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